0726 아침 7:00

2010. 7. 26. 22:58
0. 오랜만에 헬스장으로..

  6시 반에 눈을 떴다.
  왠일인지 햇빛이 평소처럼 밝지 않았고 덕분에 자면서 땀도 흘리지 않아 상쾌하게 몸을 일으켰다. 오늘 아침엔 기태랑 인하부고에 가서 전단지를 돌리려했기 때문에 대략 이동시간을 예상해봤다. 10분만에 씻고 20분 정도 이동하면 등교시간인 7시까지는 충분히 도착할 듯 했다. 기태를 깨우고자 모닝콜을 했더니 의외로 기태가 잠이 깬 목소리로 받았다. 근데 기태가 비오지 않냐고 물어봤고 그제서야 빗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 그래서 덥지 않았구나'
  전단지 홍보는 내일로 미루기로 하였다. 요즘 연락도 없고 밉상이었던 기태에게 어쨌든 고마웠다.

  평소라면 그대로 다시 자리에 누웠을 테지만 오늘은 왠일인지 졸립지도 않았고 몸이 가벼웠기 때문에 운동을 하기로 했다. 3개월을 다시 연장하고서도 일주일 넘게 찾지 않았던 헬스장이다. 오랜만에 가려니 좀 망설여지기도 했는데 우습게도 그 이유는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고 열심이신 아저씨들을 다시 뵈려니 왠지 부끄러워서인 듯 했다. 그 생각이 들고서 바로 챙겨서 헬스장으로 움직였다. 겨우 그런 생각으로 운동을 미루는 건 참 멍청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1. 하체 운동과 어깨 스트레칭

  간만에 찾은 헬스장은 말끔한 모습이었다. 한달쯤 전에 왔을 때는 업체가 바뀌어 굉장히 어수선하고 문제가 많았는데 지금은 체계가 좀 잡힌듯 얼핏 봤을 때 어색함이나 어수선함을 찾아볼 순 없었다. 내 신발장에 '카운터로 문의바람'이라는 메모가 붙어 있어서 이게 무슨 뜻이냐고 여쭤 봤더니 기간이 다 되서 그렇다고 했다. 알고 있었다. 은근슬쩍 넘어가볼 생각이었는데 체크하고 있었던 것이다. 3개월에 만원이라기에 쿨하게 연장해주었다.

  15분 가볍게 조깅하고 다리 운동을 시작했다. 뭐 오랜만에 했어도 기존의 무게를 큰 차이 없이 들 수 있었다. 역시 자주 걸어서 하체근육이 많이 줄진 않았나보다. 염려했던 아저씨들과도 간단히 인사 나누고 편하게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내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하체와 어깨이다.
  상체운동도 하고 싶은데 어깨 때문에 무리가 와서 어쩔 수 없이 하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무리 물리치료를 받아도 낫질 않는 어깨 염증(혹은 꽉 뭉친 어깨근육은)은 이제 운동으로 풀어볼 생각이다. 어깨 스트레칭과 가벼운 무게로 어깨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상태가 좀 호전될 것 같다. 오늘은 그래서 동영상에서 본 어깨 스트레칭과 1.5kg 아령으로 어깨 운동을 해주었다. 첫번째 세트를 할 때보다 두번째 세트를 할 때 움직이는 팔의 각도가 좀 더 늘어난 것 같았다. 할수록 통증도 좀 줄어들고 가동범위도 넓어지는 모습이어서 스트레칭의 효과를 좀 믿어봐도 될 것 같다. 8월 한달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2. 게이너 혹은 MRP

  요즘 밥 먹는 속도가 다시 느려진 것 같다. 꼭꼭 씹어먹고 예전처럼 천천히 먹는다.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자주 걸어서 살도 많이 빠져서 많이 말랐다는 소릴 들을 정도인데 그것도 별로 기분을 거슬리게 하지 않는다. 이게 원래 내 모습이고 건강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제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근육을 조금씩 붙여갈 생각이다. '미련하게 찌운'이라기보단 '덕지덕지 붙어버린' 살들이 이정도까지 빠지는데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아직도 뱃속에 내장에는 지방이 꽤 껴있는 느낌이다. 요즘 쉴새없이 흐르는 땀도 이 내장지방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어쨌든 꾸준히 운동을 하며 건강하게 몸집을 키워볼 생각인데 말이다. 건강한 지금 내 모습이 좋지만 솔직히 속은 건강할 지 몰라도 남자로써 너무 약해보이고 가냘파서 근육을 좀 붙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건강한 식생활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미련하게 밥집에서 밥만 우걱우걱 쳐넣는 것은 위장을 늘려 나를 피곤하게만 만들 뿐이라고 생각하기에 식사시간 외에 간식 시간에 뭔가를 챙겨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예전에 먹어본 게이너가 생각났다. 배고플 때 물에 타서 먹는 초코맛 가루가 말이다. 
  식사 시간 외에 배고플 때 하루 한두번씩 먹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 가격이 만만찮아서 고민이다. 달러값은 이렇게 싼데 이것들이 왜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뭐 하루이틀 더 고민해보고 결정을 내려야겠다. 메가스터디 강좌를 무난하게 환불한 덕분에 생활비가 그렇게 쪼달리진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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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문가 떡볶이 노점상과 트위터

2009. 12. 9. 04:25
새벽 한 시에 카페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 컴퓨터를 킨다. 트위터를 통해 새 트윗을 확인하고 한RSS를 통해 관심 블로그들을 찬찬히 읽어본다. 그리고..   그 순간이 찾아온다.

륵...........

야식의 유혹이다. 오늘은 특히 점심을 늦게 먹어서 저녁을 거른 것이 생각나버렸다.
이런! 트위터에 누군가가 떡볶이 사진을 올렸다. 이쯤 되면 참을 수가 없다. 나는 원래 자기합리화의 달인이다.

오늘도 새벽 6시는 돼야 잠을 자겠지. 지금 빨리 떡볶이를 먹어 치우면 전부 소화시키고 잘 수 있어. 시험기간이잖아. 떡볶이 먹고 공부 좀 하다 자는거야. 내일은 수업도 널널하다!!

결국 츄리닝 바람에 야상 하나 걸치고 자주 가는 쌀떡볶이 집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그 생각이 이 포스트를 작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에서 시작했다.
'혼자서 저렇게 장사하려면 심심하겠다..  아이폰 가지고 트위터라도 하고 있으면 재밌을텐데.'

그러다가..   '트위터로 홍보를 해보면 어떨까?'
'먼저 학교 게시판에 '저는 후문가 횡단보도 앞에서 쌀떡볶이를 팔고 있는 OOO입니다. 제가 노점하며 심심할 때마다 트위터라는 것을 주로 하는데 우리 인하대 여러분들 중에 트위터 하시는 분 계시면 팔로우 해주세요. 제 아이디는 @roksama 입니다. ^6^' 라는 식으로 글을 올려 팔로워를 모으고...  가끔 새벽에 한산할 때쯤 깜짝 이벤트를 여는거다.'

자 우리 친구들 야식 타임입니다! 앞으로 한시간 내에 저에게 와서 '안녕하세요. 트위터 보고 왔습니다.' 하는 모든 분께 동반 2인까지 포함해서 떡볶이랑 오뎅 무한제공 하겠습니다^^
라고 말이다.

후문가 횡단보도에는 떡볶이와 순대, 핫도그 등을 파는 노점상이 밤에만 5개나 된다. 밤이 깊어도 유동인구가 꽤 많은 탓이다. 특히 금요일에는 밤에도 낮 못지 않게 북적댄다. 게다가 자취방이 밀집된 지역과도 멀지 않다. 한 밤중의 공짜 야식이라...   나라면 당장 달려가 볼 것 같다. 오늘처럼 트위터에서 떡볶이 뽐뿌가 밀려오는 날이면 더욱 더!

후문가 유동인원과 자취생들 중 1/10이 트위터를 하고 그 중에 1/3만 팔로우를 맺어도 족히 4~50명은 되지 않을까. 이들은 함께 트위터를 하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을 느끼고 쉽게 단골로 인연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재밌는 이벤트까지 겸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후문 유동인구가 내 생각보다 많고 또 트위터 유저 비율이 늘어난다면 그 효과는 훨씬 클 것이다.

뭐..  두서없고 수치적 근거도 없는 잡생각이지만 머릿 속에 이런 생각을 한 번 떠올려 본 것 만으로 인터넷에서 보던 트위터 활용 사례들을 가까운 현실에 적용해 보았다는 작은 성취감 같은 것이 들었다. 내가 노점상을 하고 있다면 이 방법을 정말로 활용해 볼 것이다. 좀더 구체화 시켜서 말이다.


그나저나..
츄리닝 바람으로 달려나온 게 무색하게 쌀떡볶이 파는 형은 이미 문닫고 집에 간 모양이다. 하긴 시간이 벌써 새벽 3시 20분이니.. 그냥 어느 아주머니가 하는 노점에서 떡볶이를 사왔다. 이 집 떡볶이는 처음 먹어본다. 쫌 매울거라고 하시는데 난 원래 매운 떡볶이를 좋아한다.


그런데 맛이..  솔직히 쌀떡볶이만 못하다.
쌀떡볶이는 씹는 질감부터가 쫀득쫀득하니 입에 착착 감기고 고추장도 진짜 집 고추장처럼 매콤한 향이 나는게 먹다보면 속에서 불이 당기지만 물을 마셔가며 씹는 것을 멈출 수가 없는데. 보통 떡볶이는 확실히 떡이 맛이 없다. 이미 불어서 퍼져 있다.

쯧!
만약 쌀떡볶이 파는 형이 트위터만 했다면, 
그래서 '오늘 장사 여기서 끝~!' 이라는 짧은 트윗만 날려줬다면
나는 오늘 일찍 마음을 접고 잠자리에 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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